카리스마님의 프로필

생업과 사회에서 맏은 일들이 많아서 접속을 자주 못합니다. 짬이 나 5개월만에 접속 했네요 시간을 가위질 하여 씁니다. 저를 아시는 분.. 03월 19일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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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4일

  • 카리스마님께서 고품격라이브방송국에 가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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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3일

  • 카리스마  


    문학회 송년회

    어느 해 몇 년 전인가
    복시인이 시인들 송년회에서 물어 본다.

    갈대밭에서 해 봤어요?
    그리 질문 했었는데

    임시인이 당연히 해 봤지요.
    그래서 무얼 해 봤냐고 했더니

    대학 다닐 적에 여학생하고
    키스 해 봤다고

    웃음바다였다.
    이 문장은 아무리 힘 주어 말해도
    아무리 띄어쓰기나 띄어 읽어도
    똑같다

    갈대 밭에서 해( 태양) 보았냐는 것이었는데
    이 문장은 띄어쓰기도 띄어 읽어도
    똑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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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리스마  

    잃어버린 고무신

    학교 파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시냇가에서 놀다 나도 모르게
    나뭇잎처럼 떠나보낸 고무신

    찾다 찾다 흔적조차 못 찾고
    발만 동동 구르다 밤이 깊어서야
    이슬 맞은 풀잎처럼 사립문 들어서면
    온 가족 달려 나와 걱정을 풀어놓으며
    정신이 있느니 없느니
    어머니는 들고 나온 부지깽이로
    종아리에서 깨 단을 작신 작신

    울다 울다 지쳐
    영영 기억에서 조차 떠나보내고
    잠이 들면 어머니는 쑥을 찧어
    상처난 부위에 시린 눈물까지

    다음 날 새벽을 달려
    새로 사온 고무신
    학교 가는 길에
    으름장과 함께 신겨 주시며
    영원히 흐린 날도
    영원히 맑은 날도 없기에
    걱정을 담을
    신발 주머니도 만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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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2일

  • 카리스마  


    시간


    혼잣말로 한숨 내쉬며
    봉급 줄 날은 왜
    이리도 일찍 돌아오는지
    직원들끼리 속삭인다.
    봉급 받을 날은 왜
    이리도 늦게 돌아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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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19일

  • 카리스마  

    작문 作文


    볼펜으로 글을 쓰다가
    갑자기 멈출 때 있다.
    다시 쓰면 나올 때 있듯이
    내 글이 그랬다.
    모티브가 좋지 않거나
    소재가 부족하고 내용이 부실해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남들은 쉽게 쓴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괜찮은 글 한 편 건지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깊은 사색을 해야겠다.
    • 시인은 늘 배가 고프다.
      천 편 쓰면 한 편 걸작이 나온다.
      노력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국정교과서에
      내 이름 석자 올릴지
      모른 일 아닌가 말이다 22년 09월 20일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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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18일

  • 카리스마  


    당랑거철


    도롯가 흘레붙어 있는
    저 사마귀 두 마리
    저러다가 사고 나는데
    순간, 자동차 바퀴에 갈리어
    시체만 널브러져 있다.
    하필 거기였을까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내가 가르쳐 줄걸
    집에 돌아와 암만 생각해 봐도
    그리 살지 않은 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
    그게 쉽지 않은 세간살이
    아내에게 당랑거철 했던 나
    손주 보러 집에 없을 적
    아내의 소중함을 알 듯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는 습관을 배웠다.
    • * 흘레붙다 = 교미(交尾)하다.
      * 당랑거철 =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는 말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상대가 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과 대적한다는 뜻. 22년 09월 18일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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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16일

  • 카리스마  

    소중한 사람


    딸이 아들을 낳아
    손주 녀석 밤낮이 바뀌어
    밤에는 잠을 안 자고
    낮에 자는 바람에 손주 봐준다고 대전에 갔다.
    아흔 넘은 아버지도
    나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
    밥은 사 먹는다 치자 빨래가 걱정이었다.
    세탁기 사용법도 몰라
    세제하고 섬유유연제를 같이 넣고 돌려 버렸더니
    빨래가 건조 후에도 미끈거려
    못 입겠더라
    전화로 알아보고 다시 했지
    옆에 있을 땐 몰랐다
    없을 때, 내 옆에 없을 때
    소중함을 알았다.
    항상 떠난 후에 감사함을 알듯이
    앞으로 죽을 때까지
    아내에게 충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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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06일

  • 카리스마  


    자서


    시 같은 이야기
    이야기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
    잠시 시계의 태엽을 풀어놓고
    정자나무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고
    뒷동산에 올라 옛 친구들
    이름도 하나씩 불러보는
    그리움의 시를 쓰고 싶었다.
    내 시 속에는 겨울밤 화로처럼
    가슴으로 번져오는 따스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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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31일

  • 카리스마  

    어떤 젊은 영 끌 족


    금리가 오르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몇억씩 떨어진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파른 절벽 위에 서 있다 치자.
    바람이 언제 불지 모르지만
    한발 치 앞은 낭떠러지
    너나 나나!
    바람을 원망하랴?
    세상은 바람 따라가는 것을.
    오를 때는 영 끌 하더니
    떨어지니 바람을 원망하랴.
    젊음이여,
    바람에 몸을 맡기고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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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5일

  • 카리스마  

    장승

    백년을 사오리까
    천년을 사오리까
    얼마큼 살아야 마음 편한 날 하루라도 있으리
    삼짇날 제비가 물어온 박씨 초가지붕에 올려두고
    단옷날 창포에 머리감아 마음까지 씻어두고
    그대 떠나신 나무다리 마냥 서서
    바람 타고 오실까
    구름 타고 오실까
    얼마큼 기다려야 기다림 끝나는 날 있으리
    까막까치 서산 해진다고 노을 속으로 뛰어드는데
    만월이 찾아와도 못 오시고
    서리꽃 찾아와도 못 오시는 건
    마음 아니 변했으면 그리될 일 없을 것을
    가리오 오리오 말이나 주면 그리 알고 할 것을
    소식조차 닫아버린 사람
    기다리다 천년이 된 사람.

    • 만월 : 滿月 ( 달이 차다, 즉 밤이 오다) 하루가 다 간다는 뜻
      서리꽃: 서리는 초겨울 그러니까 한 해가 다 간다는 뜻으로
      날이 가고 해가 가도 찾아 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2년 08월 15일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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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전북시민일보에 게재된 글. 22년 08월 31일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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