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모양색들이 누렇게 비에 젖어 떨어지고
허허벌판에 찬바람이 분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걸까
빈 하늘에 쓸쓸함만 몰려들고
왜 한 숨이 나오는 것일까
이룬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은 무엇인가
자유로운 것같지만 자유롭지 못한 업의 육신에
갇힌 영혼들이 주어진 운명의 길을 간다
불빛없는 어둠의 길을 가고
화려한 꽃길을 가고
끝없는 욕망의 붉은 길을 가고
회색빛 메마른 길을 가고
얼룩덜룩한 알 수 없는 길을 간다
오색만색 물들인 그 길에
비에 젖은 삶들이 힘없이 떨어지고
묻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