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香 도지현
티끌 하나가 톡 떨어지는데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
온 세상이 물결처럼 출렁인다
그 파장의 물결 속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되어
나도 모르게 동공에선 뜨거운 물이 흐른다
잊어야겠다, 잊어야 한다고
되뇌고 또 되뇌었는데
아직도 잊지 못한 환상 하나 부여안고
티끌 하나에도 흔들리는 마음
놓아버리고 비워내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을
그러지 못하는 미련하고 우매한 마음이
썩어 문드러진 끈을 하나 잡고 있다
아직은 수행이 모자라는 것인지
어딘가 덜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바람만 불어도 마음이 흔들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