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는 오지 않는다
눈은 내려 길을 덮고
청춘을 흘러보낸 간이역에서
생의 건널목 삶의 이정표아래서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하리
가거라, 세월은
누구에게나 흘러 가는 것
전라선이나 호남선을 타고
폭설을 뚫고 달려가던 완행열차
애달파 기적을 울리는구나
연밭에는 시든 연잎
구멍난 연씨방에 파고들던 싸락눈
볼이 불그스레 달아오른 누이야
언 손 부벼대며 시린 발 동동구르며
오지않는 누구를 기다리는가
인생의 철교를 지나
사랑의 터널을 지나
열차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데
공허한 바람소리를 타고
저토록 하얀 눈발은 내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