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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위한 조문(弔文) . . 10월 09일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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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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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여!

    서러워 말아라

    서점 좋은 자리 잡아 손바람 일으키며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구석진 곳에 먼지가 눈같이 쌓이도록

    거들떠 보지 않는 시집조차 되지 못해도

    애초

    민중의 가슴에서 민중의 입으로

    인민의 가슴에서 인민의 입으로

    노동자의 가슴에서 노동자의 입으로

    힘차게 불리는 노래라면 족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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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여!

    새파랗게 눈뜬 채 말라죽는 가로수를 붙들고 절망하는

    청년실업자에게서

    가래침과 껌딱지로 말라가는 시멘트 바닥에 누운

    노숙자에게서

    무표정한 얼굴로 바쁘게 걸음 옮기며 해고를 달고 다니는

    비정규직자에게서

    동냥하듯 한푼 두푼 던지는 복지에 질려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에게서

    헐벗은 정책만 쏟아내는 299명이 놀고 있는 여의도 똥통과

    허물어야 할 푸른 기와 집에서

    달리는 자동차 머플러에서 자본의 굉음과 함께 내뿜는

    검은 민주주의에서

    너의 담이 차올라 가쁜 숨결로 욕이라도 내뱉는 것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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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여!

    서러움 끝에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차오르는 분노로 거리에 서는 사람들

    급기야 영정을 들고 행렬을 이루는 사람들

    하늘로 뻗치며 흔드는 두 주먹이 되고

    최루탄을 뚫고 거리를 메우는 구호가 되고

    투사의 손에 잡히는 짱돌이 되고

    같이 피 흘리고 쓰러지는 역사로 살았으니

    울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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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여!

    너의 아름다움이란

    민중을 사랑하고

    인민을 사랑하고

    노동자를 사랑하고

    그 외 아름다움일랑 알지 못했을지라도

    가장 아름다운 것만 사랑한 죄로

    가난과 함께한 세월조차

    아름다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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