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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을 맞이하며 비추라/김득수 고요한 창가에 둥근 달이 떠오르면 복스러운 목련꽃이 활짝 피어나듯 그대.. 18년 09월 11일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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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6일

  • 보디빌더 가을 나그네

    藝香 도지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등에 지고 오는 노을은
    서럽도록 아름다운데
    방울방울 떨어지는
    아직 갈 수 없는 노을은
    모태에서 떨어져 나가는
    붉은 단풍과 흡사하고
    스산하게 불어오는
    갈색 바람에 묻어왔다가
    바람이 가는 방향으로
    같이 가야 하는 나그네의 길
    쓸쓸하게 멀어져 가는
    뒷모습이 처량하게 보이는데
    세월의 길을 걷는
    가을 나그네의 발길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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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5일

  • 감포난박사 꽃의 이유 / 마종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 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 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 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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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디빌더 가을 풍경
    /송로 김순례

    보랏빛 구절초와
    가을꽃 망울망울
    터트려 오가는 눈길을
    사로잡았네
    보석처럼
    빛나는 고운 자태로
    예쁘게 피어 가을향기
    물씬 풍기네

    정형적인 가을
    알알이 익어 풍성한
    드넓은 벌판에 서니
    농부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올가을 풍년 기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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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4일

  • 감포난박사



    어제는 그렇게 그립더라/이응윤

    어제는 그립더라
    그렇게 그립더라
    옷깃 스미는 가을비 젖어
    커피 한잔 뽑아 마셔도
    찬기 돌고 휑한 가슴
    돌려놓지는 못 하더라

    내게 너무 먼
    누군가 얄미운 날
    모든 게 있다 해도
    무엇으로 채울 수 없는
    내 가슴 빈 한쪽
    어제는 그렇게 그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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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디빌더 가을 들녘에 서서

    藝香 도지현

    추수 끝난 허허로운 들녘에 서니
    가진 것 알맹이까지 내어주고
    껍질밖에 남지 않은 나와 같아
    뿌듯하면서도 애잔한 마음이다
    황금 물결 출렁거릴 때를 기억하니
    작열하던 태양 속에서
    알알이 잉태하여 만삭이 된
    어머니를 보는 듯해 가슴 벅찼지
    열정에 들뜬 청춘의 표상이던 시절
    세상을 바꿀 것 같던 기백도 있었는데
    그것도 한때의 치기에 불과해
    지나고 보니 회한으로 얼룩져 있는데
    그래도 새싹 돋아나는 봄을 지나
    가슴에 품은 열매 여무는 여름 보내고
    수확의 계절 가을에 거둔 추수
    모든 것이 풍요롭고 넉넉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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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3일

  • 보디빌더 배롱나무 꽃 그늘에서

    藝香 도지현

    그래
    나는 그곳에서 무한 사랑을 보았다
    하루만 붉은 것이 아닌
    백일 동안 처절한 붉음으로
    정염이 뚝뚝 떨어지는 그 마음을
    사랑이 아니라 하면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다.
    질긴 인연
    앙칼진 마음으로 돌아서려 하다
    그래도 가슴에 피운 붉은 꽃을 보았기에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나약함으로
    다시 인연을 맺고 또 맹세하지
    그 백일이 또 백일이 되고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
    그러다 이제 반백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붉음이 남아 있어
    떨어져 흩어진 꽃잎을 주워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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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2일

  • 감포난박사 후애 (後愛)

    우미 김학주

    너로 야물게 새긴 가슴
    더 팔 것도 없지만

    너라는 조각칼로
    파고 또 판다

    그 정염情炎
    가질 순 없어도
    지우기는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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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디빌더 여명의 시간에
    藝香 도지현

    어둠을 갉아먹던 빛이
    부산한 소리와 함께 온다

    신문이 날아오는 소리가
    벽을 통과해 귀에 울리고
    심장 속으로 덜컥 떨어진다

    저 먼 성당에서 울렸던
    종소리가 내 집 앞을 지나가면
    앞집 할머니의 “애고 허리야”
    그러면 두부 장사 다녀가는구나
    뇌리의 메모리 칩에 저장된
    기억장치의 되새김이다

    하루의 삶을 일깨우는 소리
    어느 책에서 본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솟대가 되어 의식을 깨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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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20일

  • 보디빌더 하얗게 지워진 사랑
    藝香 도지현

    뇌리 속 메모리 칩이 다운되어
    저장해두었던
    그대와의 추억이 다 날아갔다

    어떻게 이렇게 하얀 백지가 되어
    그 많은 사연들이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을까

    허공에 울리는 공명되어
    휑하니 비어져 버린 가슴
    구멍이 숭숭 뚫려 찬바람에 시리다

    이제 손안에 쥔 것이 하나도 없어
    허망한 가슴엔 비가 내려
    차갑게, 차갑게 젖어 가는데

    비워진 가슴엔 허무만 가득 차고
    쓸쓸한 여운으로 머물러
    공허한 눈망울엔 이슬이 맺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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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18일

  • 보디빌더 레드카펫 / 정연복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국제영화제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
    레드카펫을 걸어야만
    남부러울 게 없는
    인생을 사는 게 아니다.
    바람만 오가는 호젓한
    오솔길을 수놓은
    단풍잎 낙엽의 레드카펫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어쩐지 슬퍼지면서도
    행복하다 더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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