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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몇 번 하지 않았다고 내가 그대를 잊은 건 아니다 너의 이름을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내 마음이 그대를 영영 떠난 것은 아닌 것처.. 07월 09일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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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월 09일

  • 현우  전화 몇 번 하지 않았다고
    내가 그대를 잊은 건 아니다
    너의 이름을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내 마음이 그대를
    영영 떠난 것은 아닌 것처럼

    그리운 그대여, 부디
    세상의 수치數値로
    우리들의 사랑을 논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그대와 내 마음의 간격間隔
    어느 비 오거나 눈 내리는 날에
    홀로 뜨거운 찻잔을 마주한 날에
    그 누구도 아닌 네가 떠오른다면

    이미 너는 내 곁에 있는 것
    우리의 사랑도 거기 있는 것

    이 세상 그 무엇도
    너와 나 사이
    다정한 마음은 어찌하지 못할테니
    • 홍수희 시인의 <마음의 간격>
      7월 9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7월 09일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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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27일

  • 현우  Loneliness R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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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우  은둔행 열차가 곧 도착합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관계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열차는 1278호 열차입니다
    다시 한번 고립으로 가는 표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포행 열차를 타시려는 분은 3번 홈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선로 옆은 위험하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상처에서 한 발짝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승객을 전송하고자 하는 고객께서는
    승차하실 수 없으며 필요한 경우 승차권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본 열차는 무정부역을 지나 소외 누추 평강을 지나
      처연 그리고 고립으로 가는 열차입니다

      열차를 잘 못 타신 고객께서는 차에서 내려
      다른 열차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열차가 출발합니다
      고립까지는 약 아득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가시는 곳까지 묵언의 시간 되십시오. 03월 27일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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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장 시인의 <은둔행 열차>
      3 월 27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3월 27일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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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15일

  • 현우  하늘궁전

    목련화가 하늘궁전을 지어놓았다
    궁전에는 낮밤 음악이 냇물처럼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생사 없이 돌옷을 입고 평화롭다

    목련화가 사흘째 피어있다
    봄은 다시 돌아왔지만 꽃은 더 나이도 들지 않고 피어 있다
    눈썹만한 높이로 궁전이 떠 있다
    이 궁전에는 수문장이 없고 누구나 오가는 데 자유롭다
    • 어릴 적 돌나물을 무쳐먹던 늦은 저녁밥 때에는
      앞마당 가득 한 사발 하얀 고봉밥으로 환한 목련나무에게 가고 싶었다
      목련화 하늘궁전에 가 이레쯤 살고 싶은 꿈이 있었다 03월 15일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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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태준 시인의 <하늘궁전>
      3월 15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3월 15일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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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06일

  • 현우  줄흰나비 한 마리
    날아든다, 반 평 남짓한 콘테이너 구두병원이
    환해진다, 구두통에 구두약에 낡은 흙구두에
    앉는다, 팔락이는 날개에서 쏟아지는 신기루
    저 나빈 전생에 구두였대요 봄구두요
    쩔름발이 주인 얼굴에 다래꽃 웃음이
    얼룩진다, 그 웃음이 밟히고 멍들고 녹슨 하루를
    닦는다, 문드러진 까만 손톱 밑에서
    당당해지는 마음 한 켤레
    • 풀죽었던 구두코가 반짝반짝 일어서는데
      좁은 방 속에서 펼쳐지는 푸른 지평선
      저마다 기다리는 집들 전봇대들 약속들
      쩔름발이 주인이 닦는 건
      아침빛 출발이다 머나먼 하늘이다
      그가 나누어주는 건
      잘 기운 날개이다, 무수한 도착이다
      뒷꿉까지 반짝이는 신기루 하나를 신는다
      굽은 손가락 끝에서 검은 구두약으로, 환해지는
      나비 나비 나비 . 03월 06일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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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우 시인의 <나비와 구두>
      3 월 6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3월 06일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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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 26일

  • 현우  분명
    안에 든 건 물인데

    누르면
    새하얀 거품이 나온다

    꽉꽉
    지그시
    팍팍

    눌릴 때마다
    향기로운 구름이 나온다

    눌려도 눌려도
    꿈같은 거품

    나 아닌 내가 나온다
    • 이병승 시인의 <거품 세안제>
      2월 26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2월 26일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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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 12일

  • 현우  한밤중에 오래된 집이 혼잣말을 할 때가 있다
    오랜 시간 집을 지키느라 허리가 삐끗했거나
    심심해서 말동무나 하려고 집주인을
    부르고 있는 것

    동구 밖 미루나무에 까치 한 마리 앉아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저물녘 산길 걷는데 싸리나무가 내 팔을 툭 친다
    싸리나무가 외로운 모양이다

    말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이지만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하는 사람 정말 외로운 사람이다
    • 이권 시인의 <혼잣말>
      2월 12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2월 12일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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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 11일

  • 현우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은 안목 가는 길
    다른 한 길은 송정 가는 길
    한 길은 외로움을 비수(匕首)처럼 견디는 길
    다른 한 길은 그대에게로 가는 먼 길

    그 길들 바다로 흘러가기에
    이것이 삶인가 했습니다
    찬물에 밥 말아 먹고
    철썩철썩 달려가곤 했습니다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로 가면 그대가 아프고
    다른 한 길로 가면 내 마음이 서러울까봐
    갈림길 위에 서서 헤매인 적도 많았습니다
    • 하지만, 길 아닌 길 없듯이
      외로움 아닌 길 어디 있을까요
      사랑 아닌 길 어디 있을까요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02월 11일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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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섭 시인의 <두 갈래 길>
      2월 11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2월 11일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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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 07일

  • 현우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02월 07일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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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효근 시인의 <버팀목에 대하여>
      2월 7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2월 07일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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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 30일

  • 현우  모든 절반이 감옥이라면 좋겠어
    바람의 절반과 하늘의 절반
    사랑하는 마음도 그 절반은 감옥이라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참 행복하겠지
    모든 절반은 절반이 아닐 테니
    바람의 절반과 하늘의 절반
    사랑하는 마음도 그 절반은 감옥이 아닐테니
    • 이능표 시인의 <감옥>
      1월 30일 방송 음악 에세이 입니다. 01월 30일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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